익산시청 공무원노조가 대의민주주의체제에 정면 도전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에 나선 일부의원들을 겨냥해 '도대체 알 수 없는 발언과 도를 넘은 행동'이라며 '시정질문이라는 미명 하에 공무원들을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게다가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의원이 시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감사원에게 넘겼다고 추측해 의장실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지레짐작으로 시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장을 만나 항의한 것은 시민을 모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엄연히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명시했고, 국민에 의해 선출된 의원은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감시·견제하는 대의민주주의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노조는 의원들의 공식활동으로 인해 공무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둥,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공무원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노조의 속사정이야 이해 못할 것도 아니지만,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의회를 비난한 것은 대의민주주의체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헌법적 발상이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태도다. 이는 폭력이나 범죄는 아닐지언정 민주주의에 대한 '정신적 테러'다. 헌법과 법령을 준수하고 엄격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들이 의원들의 합법적인 정치활동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아무리 지방자치의 역사가 일천하다고 하지만 적절한 교양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 익산시 공무원들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한심스럽다.

시의원은 공무원의 행정행위를 감시·견제하기 위해 시민이 뽑아 보낸 대리인이다. 따라서 의원의 적법한 활동을 비판할 자격은 시민에게 있다. 애초에 공무원은 의원들의 정당한 활동을 비판할 권한이 없는 것이다. 개인자격으로는 가능하지만, 공무원이라는 신분으로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노조는 의원들의 몇몇 부적절한 행위를 노출시키며 적법한 행위에 대해서도 싸잡아 비판했다.

지역구는 좁을지언정 일단 시의원이 되면 개별 의원은 30만 익산시민을 대변하는 헌법기관이다.

따라서 익산시의 살림을 맡고 있는 시장이나 공무원의 부적절한 행정행위에 대해 과감히 질책하고 추궁하며, 대안 마련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 시청으로부터 적절하게 받은 자료를 시민에게 공개할지, 상급기관에 고발할지 결정하는 것은 의원 개인이 판단할 일이다.

그런데도 6급 이하 공무원으로 이뤄진 노조가 대의기관을 향해 '태도, 자료 유출' 등을 운운하며 항의하고 떼를 쓰는 듯한 행태를 보인 것은 특정의원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시민의 입장에서 용납해서도, 용납돼서도 안될 일이다.

비록 노조가 일부 의원들의 '강압적인 태도'와 '마구잡이식 자료 요청'을 지적하긴 했지만 이것 또한 의회사무국을 통해 뜻을 전달하면 의회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개별 의원을 단속할 일이지, 노조가 기자회견을 통해 맞설 일은 아니라고 본다. 대정부 질의과정에서 국회의원의 말과 행동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중앙부처 공무원노조가 집단으로 항의했다는 말을 익산시민은 들어본 적이 없다. 

시의회는 이번에 의원 스스로 위상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하지 않았는지 성찰하면서 대의기관을 모독한 노조의 행위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 할 것이다. 또한 노조는 익산시민들을 상대로 시민대표와 의회를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길 바란다. 

급식비리 감사 확대해야 한다

이일여중고 학교급식에 학교재단 이사장 친척이 급식재료를 대며 2009년부터 2년간 4억6천만원을 빼돌린 사실이 전북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났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속담처럼 이미 학생들에게 '쓰레기 밥'으로 불려왔던 터다.
한끼 식사비 2천500원 중 인건비 등을 제외한 1천750원을 급식비로 사용해야 하는데도 750~950원 가량만을 급식비로 썼다 하니 '쓰레기'라고 불릴만도 하다. 수년 전 전국을 들썩였던 '쓰레기만두'가 연상된다.

한 해 물가가 4% 이상 오르고 있는 현실에서 900원짜리 식사라면 얼마나 부실했는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 와중에서 업체는 값싼 재료를 조달하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썼을 것이며, 학생들은 이런 밥을 먹으며 학교를 얼마나 원망했을 것인지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인재를 육성하고 참된 인성을 기르는 학교현장에서 이 같이 구린내나는 행위가 저질러졌다는 것에 대해 시민들은 황당해하고 있다.

게다가 업체가 횡령한 돈을 학교가 장학금을 주는 데 일부 썼고,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학교와 재단측에 감사의 마음을 가졌을 것을 생각하니 울화가 치민다.

경위야 어찌됐든 비리가 드러난 마당에 재단과 학교측은 이제라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지 이일여중고에 한해서 끝날 일은 아니다. 문제를 잘 처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도교육청은 학교급식 감사를 전 학교로 확대하거나 수시 감사체제를 가동해 불시에 단속하는 등 근본적으로 비리를 청산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