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이 동익산역 주변 지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당초 6월말까지 진입도로를 개설해 주기로 약속해 놓고 사실상 강건너 불구경하는 태도 때문이다. 실망한 해당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애초부터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이유다.

물론 지연되는 이유가 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하는 진입도로개설 공사구간은 아니다. 익산시의 공사구간에서 보상협의에 불응하는 민원이 발생해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바람에 주민들은 익산-신리 구간 전라선복선화사업으로 인해 3년째 교통사고 위험과 공해, 생활불편에 노출되어있다.  

주민들이 그동안 주택가를 관통하고 초등학교(옥야)앞을 지나는 협소한 도로 위에서 덤프트럭과 대형차량들의 질주를 감수 해 온 것은 철도시설이 공공시설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주민들의 입장을 외면한 채 동익산역을 개통하려했고, 주민들이 마을 외곽에 진입도로를 개설해 줄 것을 요구하자 그때서야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부랴부랴 도로개설에 나섰다.

이는, 사업의 사전검토가 미흡했다는 방증이다. 사업에 착수하기 전에 공청회는 커녕 주민들과 대화 조차 일절 없었다. 어쨋든 철도와 역을 이설한 것은 한국철도시설공사다. 그래서 발생하는 일 들이다. 당초 안전한 진입도로 개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야 할 공공기관의 태도가 아니다.

더구나 개설되고 있는 진입도로는 총길이 963m가운데 익산시에서 363m를,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600m를 각각 시행하고 있다.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사업비 전액을 투입해야 하지만 자치단체가 38%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5월 24일 6월 말까지 진입도로 개설을 완료하기로 주민들과 협의 했지만, 공단이 시행하는 구간 조차 공사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갔을 때는 임기응변 식으로 요구조건을 수용했지만, 막상 트레일러 통행을 가로막는 춘포철교 철거 등 기존 도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마당에 급할 게 없다는 태도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진입도로 개설을 약속한 이후 계속 기다려 준 주민들이 속았다는 생각과 허탈감에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익산시 쪽 진입도로 개설구간의 민원은 단순하다. 익산시가 감정평가를 시행한 결과  9천8백만원 이상을 보상할 수 없는 입장인데 주민은 1억2천만원을 요구하며 보상협의에 불응,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차액 2천2백만원이면 이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 될 수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공공의 이익을 고려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주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하려는 진정성을 담보하고 있다면, 원인자부담원칙에 따라 마땅히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시민의 요구 외면하는 시청노조 집행부

익산시청공무원노조 집행부가 시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느닷없이 '부패방지신고센터'를 운영한다며 정치인의 비리행위를 신고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말이 정치인이지, 시의원들이 당혹스러워할 만한 사안을 알고 있는 공무원들의 제보를 바란다는 의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익산시민들은 이미 노조의 의회 비난은 명분도 없고, 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비판했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노조가 의회 및 시민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요구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막가자는 식'의 행위로 의원들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다.

노조의 허물을 덮기 위해 의원의 비리를 들추어내 의회를 견제하겠다는 얄팍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여 치졸하기까지 하다. 또 의원들도 구린내 나는 구석이 있는 만큼, 노조를 너무 압박하지 말라는 무언의 협박으로도 들린다.

지난번 의회 비판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조 간부들이 출장을 나가겠다고 부서장에게 보고해놓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엄연히 법률 위반이다. 노조원이 먼저 불법 내지 편법적인 행동을 해놓고 의원의 약점을 들춰내기 위해 부패방지신고센터를 개설하는 등 '물귀신작전'을 쓰는 것은 여간 적반하장이 아니다.

이런 일은 노조가 해야 할 일도 아닐뿐더러, 자기반성이 전혀 없는 도착적인 행위에 불과하다.
익산시는 요즘 공무원 부패 문제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철저한 성찰을 통한 내부정화다.

6급 이하의 공무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노조 집행부의 이런 행위는 시민들의 입장에 볼 때 고위간부나 하위 공무원이나 모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노조 집행부는 지금이라도 떳떳하게 지난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