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 드라마, 웹소설, 게임 시나리오 등 여러 영역에서 작가로 일해왔으며 현재는 판교 게임 회사에 재직 중인 직장인.
한국콘텐츠진흥원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사업에 선발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제인의 마법 살롱」 출간을 통해 ‘소설 작가’라는 오랜 꿈을 이루게 되었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따뜻한 위로이자 든든한 격려, 힘찬 응원이 되는 다정하고 선한 작품.
· 마라탕 같은 삶에 진라면 순한 맛 같은 책. 쓰린 속이 정화된다!
· ‘사람에겐 사람이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에 매우 동의하며, 각 에피소드에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나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또 다른 ‘제인’이 되기를.
· 맵고 짠 미디어 속에 빠져 살다가 따뜻한 크림수프를 머금은 기분.
· 쓸쓸해질 법한 이 계절에 든든한 채워짐이 되어준 선한 책.
· 작가가 전하고 싶었던 줄탁동시라는 메시지처럼 우리도 깨어지고 살아나는 서로가 되길
·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계절의 순환 속에 상처가 아무는 이야기.
· 한 챕터를 읽을 때마다 영양가 있고 달달한 위로를 한 알씩 삼키는 것 같았다.
· <제인의 마법 살롱>을 찾아온 손님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내 이야기 같아서 그들의 평안을 바라게 된다.

◎ 책속에 밑줄긋기, 다시한번 생각 해보기

· “가까이서 보면 외벽에 자잘한 실금이 있고 껌이 눌어붙었다 떼어진 자국 등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멀찍이서 본다면 그런대로 독특한 분위기가 나는 건물이었다. 특히 새로 칠한 것이 분명한 진녹색 지붕은 <빨간 머리 앤>에 나오는 그린게이블(greengable) 저택을 떠오르게 했다. (중략) 이 독특한 2층짜리 양옥 건물은 1층을 미용실로 사용했고, 2층을 미용사 네 명의 숙소로 사용했다.”

· 이른 오전의 거리는 저마다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로 생기가 넘쳤다.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떠도는 사람은 오직 저 하나뿐이었다. 회색빛 아스팔트 길이 꼭 바다 같았다. 저는 그 망망대해 위, 어디에도 정박하지 못하고 떠도는 조각배 같았고. ‘이렇게 영영 떠돌며 살아야 할까?’ 그 생각이 들자 막연한 나머지 눈앞이 캄캄해졌다.

· “상처를 입으면 그 부분이 나을 때까지 연고를 바르잖아요. 머리도 그러는 거예요. 특히 초영 씨처럼 심한 손상모는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해요. 한 번은 그저 임시방편일 뿐이에요. 다시 상하지 않도록, 상한 부분이 더 번지지 않도록 꾸준히 돌보아 줘야 해요.” 꾸준히 돌보아 주면 너덜너덜해진 마음도 복구가 될 수 있을까. “그러면 언젠가는 괜찮아질까요?”

· 제인은 그 이름이 가장 ‘나다워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인은 제인 오스틴처럼 우아하면서 제인 에어처럼 정열적이었다. 게다가 알파벳 네 개로 만든 그 이름은 쓰기도 좋고 부르기도 편했다.

·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내 부모가 날 비참하게 버렸다고! 난 끝이야. 이제 내 인생은 끝났어! 세상에 내가 허락된 곳은 아무데도 없으니까!” 악을 쓰는 서독언니를 묵묵히 바라보던 여자가 차에서 내려 서독 언니에게로 다가왔다. 그제야 서독 언니는 제 앞에 선 여자의 머리카락이 한 올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여자의 통통하고 길쭉한 손이 거센 강바람에 휘날리는 서독언니의 머리카락에 닿는 순간 형용할 수 없는 안도감이 살갗을 뒤 덮었다. “그럼 직접 만들면 되지.” 어떻게? 난 그럴 힘이 없는데.

◎ 책소개

· 유배 생활 중인 600살 마녀에게 머리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오싹한 미용실에 대한 이야기, <제인의 마법 살롱>. 장소 힐링 소설이 인기를 얻어온 가운데 여성들의 뜨거운 우정으로 우리 마음을 사로잡을 이야기가 등장했다. 이 책의 첫 문장을 읽은 독자는 마치 마녀의 주술에 걸린듯, 매 페이지가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게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에 책을 덮지 못하고 마지막 문장까지 단숨에 읽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현재는 판교 게임 회사 스토리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작가는 어머니의 미용실에서 제인 오스틴과 <제인 에어>를 읽으며 자신만의 새로운 제인을 꿈꾸던 소녀였다. 우리가 기억의 보석함에 간직한 이야기들을 꺼내 현대의 감수성에 맞춰 세공하는 다정한 스토리 텔러 박승희의 마녀 이야기는 어쩌면 작가가 <제인의 마법 살롱> 첫 문장 “제인이라는 이름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영국 여성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했다”를 쓰기 전, 유년 시절 어머니의 미용실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 박승희 작가가 이 소설을 쓰며 줄곧 떠올린 연대의 힘의 중심에는 줄탁동시라는 다정한 원리가 있다. “사람에게 사람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혼자의 힘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밖에서 껍데기를 쪼아주는 어미 닭이 없다면 병아리는 빛을 보지 못하고 금이 간 알 껍데기에 갇혀 죽게 될 확률이 크다. 이 소설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병아리를 도와줄 어미 닭을 생물학적인 원가족으로만 한정 짓지 않기를 주문하고 있다. 제인에게 선배 마녀 잔느가 그랬듯, 제인은 막내 시다 미미와 견습 마녀 서독 언니·스피아·보보에게, 그리고 이들은 다시 손님들에게 어미 닭이 되어준다.

◎ 작가의 한마디

· “나는 미용실에서 자랐다. 한때 미용사셨던 어머니의 미용실 이름은 ‘새로남미용실’이었다. 작은 동네 귀퉁이에 있던 그 미용실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찾아왔다. 한 달에 한두 번씩 오는 단골, 우연히 와봤다는 타지 사람, 머리할 생각은 없지만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해서 찐 옥수수나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찾아오는 이웃. 각기 찾아온 이유는 달라도 하나는 같았다. 엄마의 미용실을 나설 때면 외모는 물론, 기분까지 달라져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새롭게 태어난 것처럼. 그 로직이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내가 성인이 되고 어머니가 아닌 타인의 미용실에 손님으로 찾아갔을 때, 나는 비로소 그 로직을 풀이할 수 있었다.”

◎ 은랑생각

· 책의 주요 무대인 미녀미용실에는 손님들의 기쁨이 경험치로 쌓이면 정식 마녀가 될 수 있는 견습생들과 진짜 마녀 제인이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바람대로 술술 잘 읽히면서 재미있다.
세상에 끼인채 행복과 기쁨을 모르고 고통스럽게 살았던 이들에게 정지된 시간을 통해 삶이 치유되길 바랬던 신의 특별한 선물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래서 읽는 이도 함께 마음 따뜻해지고 힐링된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들이지만 사람에겐 사람이 필요하듯 혼자 힘으로는 깨고 나올 수 없는 단단한 벽 앞에선 사람들에게 제인과 같은 존재가 꼭 필요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현실에서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선한 사람이 더 많은 세상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 이 책의 주인공인 제인은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의 머리를 손질하는 것은 물론 손님들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위로하고 응원하는데, 다양한 인물과 사연이 소개되고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면서 그 사연들에 독자들 또한 웃음 짓기도, 눈물 흘리기도 한다.
머리를 맡기고 정성스러운 손길을 받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미용실의 특성과 사람을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하는 선한 마음의 마녀가 잘 어우러진 이야기로 결국엔 제인의 마법살롱은 미용실을 찾는 손님뿐만 아니라 그곳에 있는 미용사들 모두까지 치유 받게 되는 이야기였다. 또 부모, 자식, 부부가 겪는 현실적인 문제와 조언들에서 진정한 가족이란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