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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있는

▲ 문목하

◈ 2018년 겨울에 발표한 데뷔작으로 한국 SF와 판타지, 미스터리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돌이킬 수 있는>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하는 ‘2019 문학 나눔’ 사업에서 우수문학 도서로 선정되었으며, 국내외에서 영상화를 앞두고 있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 마무리까지 달려 나간다.

· 정말 재밌다. 데뷔작이라니 놀랍다. 보는 내내 이 주인공들은 어쩌려고 이러나... 작가는 도대체 어쩌려고 이리 써놨나 하면서 봤다. 영화 아니 드라마로도 보고싶다.

· 소재와 설정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집요함이 대단하다. 그다지 새로운 느낌이 없는, 심지어 별로 좋아하는 소재가 아니었음에도 그 우직함에 결국 설득 당했다. 독자와의 샅바 싸움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 이 정도로 힘 좋은 작가라면 믿어볼만 하겠다.

· 숨이 막힐 정도로 빨려 들어가는 소설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 들었는데 다음 순간 저는 이미 싱크홀 안에 있었습니다. 이렇게 만족스러운 책은 오랜만이네요.

· 정말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없다. 마음먹기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서서히 스며드는 박진감이 어느 블록버스터보다 흥미진진. 사랑은 표출되어야 하고 고독은 감추어야 할 뿐. 국내 SF 미래가 보인다. 신난다.

◈ 책 속에 밑줄 긋기,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정직은 신용을 지켜주지만, 거짓말은 생명을 지켜주거든”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비극만큼이나, 사람이 사람을 죽지 못하게 막는 미련은 무겁고 괴롭다.”

“난 그 물질의 의지가 사람한테 옮아갔다고 생각해. 절대 결합하지 않으려 했던 건 사실 그 물질의 성질이 아니라 의지였던 거야 서로 밀어내고, 돌아가고, 정지하도록 만드는 에너지가 그것 안에 있었던 거지.”

누가 봐도 싱크홀은 발생 순간부터 거대한 공동묘지였다. 도시 끄트머리의 출입 금지 표지판은 그 무덤의 묘비였다.

◈ 책 소개

문목하의 데뷔작. 부패 경찰과 불법 조직 사이에서 벌어지는 첩보와 배신, 초능력 물과 누아르를 캐릭터와 대사로 녹여낸 작품이다. 김창규 작가는 “작품 속 세계에 최적화된 문장과 군더더기 한 톨 없는 대사가 준비된 장인의 솜씨다. 초능력 전투물의 기시감을 너끈히 지우고 한 걸음 더 나아간, 장르 고전 자리를 예약한 데뷔작”이라고 평했다.

촉망받는 신입 수사관 윤서리, 하지만 부패 경찰을 도와 일하게 된 그녀는 아무도 없어야 할 도시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을 발견하고, 그보다 더 놀라운 그들의 초능력을 목격하게 되는데...

어떤 장르 소설이 독자들에게 익숙한 플롯을 빌어 왔다는 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관건은 그 인용을 어떻게 개성적인 스타일로 재구축했느냐의 문제다.

이 책은 일단 그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도입부에 염동력을 쓰는 초능력자가 나오는데, 이어지는 초반부는 갑자기 경찰과 정체불명의 불법 조직 사이에서 벌어지는 첩보와 배신 이야기로 넘어간다. 작가는 초능력 물과 경찰 누아르라는 서로 다른 서브 장르를 별다른 접합부 없이 내놓으면서 독자의 호기심을 끈 다음, 이 둘을 자연스럽게 접붙였다.

작가가 충분히 꼼꼼하고 능숙해 소설이 소설답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 은랑생각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책 제목이 왜 ‘돌이킬 수 있는’인지 알게 된다. 한 마디로 이 책을 설명하자면 아까워서 책장을 넘길 수가 없는 책이란 거다. 재미있으니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당연히 빨리 마지막을 확인하고 싶어지는데 묘하게도 아까워서 야금야금 읽고 싶어진다. 정제된 문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멋진 한국 SF 소설을 예고하고, 읽다 보면 예상과 달리 외국 SF 소설 한 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간단해 보이던 짜임새가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얽혀있어 상당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그들의 이야기 속에 인간의 의지에 대한 얘기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삶에 대한 의지, 자신의 신념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 그 의지가 때로는 죽음을 초월하기도 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꾸기도 한다.

초능력에 대한 콘셉트와 흐름은 어디선가 본 듯하다. 여러 영화를 섞어 놓은 듯도 하고, 애니메이션이 생각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것 들이 전혀 문제 되지 않는 것이 그런 기초를 바탕으로 알파를 더해 전혀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끝까지 읽어야만 전체의 흐름을 명확히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이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