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고은랑의 책세상

떨림과 울림

▲ 김상욱

◈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예술을 사랑하고 미술관을 즐겨 찾는 다정한 물리학자. 카이스트에서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원, 도쿄대학교와 인스부르크대학교 방문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로 양자 과학, 정보 물리를 연구하며 70여 편의 SCI 논문을 개제했다. tvN 「알쓸신잡 시즌 3」, 「금요일 금요일 밤에」 등에 출연했고, 「동아일보」, 「경향신문」 등에 연재를 했으며, 아시아 태평양 이론 물리센터 APCTP의 과학 문화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과학을 매개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조근조근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강의를 듣는 느낌. 김상욱 박사의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면 나 같은 과·알·못도 즐겁게 이 분야를 공부할 수 있을 것만 같다.

· 어라 이거 좀 시시하네 했다가 밑줄 긋고 있는 나를 발견.

· 세상을 바라보는 물리학자의 시선이 이토록 따뜻할 줄은 미처 몰랐다. 과학을 우리 사회와 연결 짓는 저자의 해설은 어려운 물리학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힘이 있다.

· 이토록 아름답고 감수성 넘치는 과학이라니! 우리가 과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지식만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과학 책도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가 될 수 있다. 과학이 사랑스러워지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 과학뿐 아니라 인간 우주에 대한 태도를 다시 생각한다. 쉽게 쓰인 책인데 너무 단문이 많은 게 오히려 읽는 흐름을 끊기게 하는 아주 작은 단점이 있다.

· 시인이 쓴 과학 책인 줄 알았다. 문장이 아름답다. 읽다 보면 물리학의 전체 그림이 그려지고 기초 지식이 쌓인다. 무엇보다 과학에 흥미가 생긴다.

◈ 책 속에 밑줄 긋기,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 온도를 가진 모든 물체는 빛을 낸다. 인간도 빛을 내고 있다.

· 인간은 의미 없는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는 존재다.

비록 그 의미라는 것이 상상의 산물에 불과할지라도 그렇게 사는 게 인간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인간이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상상의 체계 속에서 자신이 만든 행복이라는 상상을 누리며 의미 없는 우주를 행복하게 산다. 그래서 우주보다 인간이 경이롭다.

· 필자가 과학자로 훈련을 받는 동안, 뼈에 사무치게 배운 것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태도였다. 모를 때 아는 체하는 것은 금기 중의 금기이다. 또한 내가 안다고 할 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질적 증거를 들어가며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우리는 이것을 과학적 태도라고 부른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은 지식의 집합체가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자 사고방식이다.

◈ 책 소개

· 물리학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몸과 마시는 공기, 발을 딛고 서있는 땅과 흙, 그리고 매일 마주하는 노트북 모니터와 휴대전화까지. 세계의 모든 존재들은 모두 ‘원자’라는 아주 작은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김상욱은 이 작고도 작은 단위까지 내려가 우리 존재부터 우주라는 커다란 세계까지 들여다보고 질문한다. 물리학자가 원자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는 방식은 마치 동양철학의 경구를 읽는 듯하다. 나의 존재를 이루는 것들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죽음을 어떻게 성찰할 수 있을지, 타자와 나의 차이는 무엇인지…. 엄밀한 과학의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물리학자만이 안내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해 준다.

· 하나의 외국어를 익히면,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고들 한다. 「떨림과 울림」은 김상욱이 ‘물리’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우리 존재와 삶, 죽음의 문제부터 타자와의 관계, 세계에 관한 생각까지 새로운 틀에서 바라볼 수 있게 안내해 주는 책이다.

◈ 은랑 생각

· 「떨림과 울림」은 총 4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은 물리학의 핵심 개념이 우리의 삶에 어떤 원인과 결과가 되는지 알려준다. 물리학의 표현인 ‘진동’하는 세상을 떨림으로 바꾸어 전하는 물리학자의 글은 나와 물리와의 거리를 서서히 좁혀준다. 읽는 이에 따라 완전히 좁혀지기도, 약간은 거리가 있기도 하겠지만 확실한 건 과학과 철학이 닿아있는 재미있는 과학 책이란 것이다.

· 책을 읽고 보니 과학은 우리 삶 가까이 그것도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물리학 이론이 우리와 가깝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 거리를 좁히려는 저자의 노력은 물리학과 철학을 한데 묶어 새로운 결과물을 낸 듯하다. 짧은 문장으로 완성된 글에는 물리학 이론을 쉽게 전하려는 저자의 배려와 그 안에서 우리의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질문이 함께 한다.

이 책을 읽을 때 물리적 내용에 집중하기보다는 물리를 어떻게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면 더 가까이 와닿을 것 같다.

· 책을 읽다 보면 선호하는 특정 분야 또는 가독성 좋은 책들만 읽게 되는데 가끔은 조금 낯설고, 어렵고, 책장이 빨리 넘어가지 않는 책들도 읽어야 시야가 확장된다는 걸 새삼 깨달았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