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7년 영국 런던 출생. 뱅골 출신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곧 미국으로 이민하여 로드 아일랜드에서 성장했다. 바너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보스턴대학교 문예창작과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같은 대학에서 르네상스 문화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 첫 소설집 「축복받은 집」을 출간해 그 해 오헨리 문학상과 펜/헤밍웨이 상을,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2002년 구겐하임재단 장학금을 받았다. 2003년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이 전미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2008년 「그저 좋은 사람」은 그 해 프랭크 오코너 국제 단편 소설상을 수상했고 <뉴욕타임즈> 선정 ‘2008년 최우수 도서 10’에 들었다. 프린스턴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 역자 : 서창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문학사상가, 두산동아 등에서 근무했으며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정말 좋은 소설이었어요. 책을 덮고 나서도 기억이 생생하게 나요.

· 너무 꾸미지 않은 작가의 담백함에 마음이 참 먹먹했다.

· 각 단편들 하나하나 끝까지 밀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작품도 기대돼요. 

· 일상의 고달픔과 시름을 이 책을 읽으며 위로 받았고 감동 받았습니다. 훌륭한 작가에게 경의를!!

· 인도인의 삶이든 한국인의 삶이든 비슷비슷하다. 줌파 라히리의 섬세함은 그걸 그린다.

· 책장 넘기기가 아까운 책.

· 단 한 권의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해야 한다면 나는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을 하겠습니다.
· 최근 글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준 작가. 그녀의 탁월하고 섬세한 표현력... 추천합니다.

⊙ 책 속에 밑줄 긋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 그날 밤에는 욕실에서 이를 닦는 시늉만 했다. 이를 닦아버리면 내 기도도 씻겨 나갈 것만 같았다. 나는 부모님이 의아해하지 않도록 칫솔에 물을 묻히고 치약 모양을 바꿔 놓았다. 그런 다음 혀에 당분이 남아있는 상태로 잠이 들었다.

· 그 직업은 실패의 징후였다. 젊은 시절, 그는 외국어에 흠뻑 빠진 학자였고, 각종 사전을 폭넓게 수집한 장서가였다. 그는 외교관과 고위 관리를 상대하는 통역사가 될 꿈을 꾸었다. 사람들 사이, 국가와 국가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고 그 자신만이 양쪽 모두를 이해하여 분쟁을 해결하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었다.  

· 말이 잘 안 통했다. 알게 된 지 넉 달밖에 되지 않았으며 그가 결혼한 여자, 지금 인생을 함께 하는 여자가 말이 잘 안 통하는 것이었다. 산지브는 후회의 감정이 스치는 것을 느끼며 어머니가 갤거타에서 보내준 신붓감들의 스냅 사진을 떠올려보았다.

· “뭘 기억한다는 거야?”
“우리가 함께 보낸 날.” 아이는 다시 쌀 과자를 집었다.
“왜 기억하고 싶은 거니?”
“우린 앞으로 다시는 만나지 못할 테니까요.”
그 표현이 정확해 깜짝 놀랐다.

⊙ 책 소개

· 2013년 9월에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 「로랜드」로 영국 맨부커상 최종심과 미국 내셔널 북어워드 본심에 오르며 작가로서 자신의 자리를 굳힌 줌파 라히리의 첫 소설집 「축복받은 집」의 개정판이다. 첫 소설집으로 미국 문단에 등장한 줌파 라히리도 어느덧 데뷔한지 십 년이 훌쩍 넘은 중견 작가다. 단편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각각 두 권씩 번갈아 발표하며 자신의 문학 이력을 차곡히 쌓은 그의 문학사는 단순히 작가 한 사람의 문학사가 아니라 미국 문학, 세계 문학 전체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이민자 문학’은 없다며, 그런 문학이 있다면 ‘거주자 문학’이 따로 있느냐고 반문하는 라히리의 목소리는 정체성을 규정 당하기를 거부하는 문학 본연의 목소리 자체다.  

· 미국인이라는 말도, 인도인이라는 말도 어색한 인간 줌파 라히리의 의구심 가득한 시선이 특유의 담담한 필체와 만나 묘한 아이러니를 자아낸다. “보기 드물게 우아하고 침착한 작가”의 세련된 등단집이라며 극찬을 받은 「축복받은 집」에는 줌파 라히리의 문제의식이 압축적으로 담겨있다. 그 묘미를 번역가 서창렬의 새로운 번역으로 맛 볼 수 있다.

⊙ 은랑 생각

· 제목과 같은 단편을 포함해서 총 9편의 단편들이 실려 있는 책으로 수년 전 발간되었다가 지난해에 개정판으로 재발간 된 책이다. 무심한 듯한 일상들을 세밀한 사물의 묘사와 함께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를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 서로의 관계에서 오는 고립감과 가장 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것에서 생기는 상실감. 더불어 피폐한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손짓들을 한 겹 한 겹 쌓아 올려 삶의 균열과 진통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글이 스미듯 마음 구석구석을 휘저어 아릿하게도, 뭉클하게도 또 미소 짓게도 만든다. 읽는 내내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그들이 처한 상황과 심리들이 오롯하게 전해져 소설 속 공간에 같이 자리 잡고 있는 느낌이다.

· 9편의 단편들은 각각 인간의 단면들을 넓은 스펙트럼으로 다룬다. 단순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이용해 많은 생각을 이끌어낸 작가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권태로운 부부부터 분쟁지역에 처자식을 놔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 중산층 전문가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가족들, 빈민가 주택에 사는 여러 사람 이야기, 특이한 직업을 가진 인도인과 그를 바라보고 그가 바라보는 사람들, 비슷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어딘가 결핍이 있거나 불안한 듯한 느낌을 잘 살려 섬세하게 표현해냈고 어느 순간 이야기와 감정의 줄기들이 온몸을 죄여온다. 작품들 대부분이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내가 겪고 만나본 인물들처럼 느껴질 만큼 생생했고, 특이하게도 독자로 하여금 등장인물들 옆에서 함께 웃고 울고 걱정하고 기뻐하는 느낌을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