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났다.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국문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다. 마흔 살이던 1970년 <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일제강점기에서 전쟁, 고도성장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기를 온몸으로 겪으며, 삶의 크고 작은 질곡들과 이를 견디게 해준 ‘문학’에의 열정을 바탕으로 따뜻하고 생동감 넘치는 글을 써냈다. 암 투병 끝에 2011년 1월22일 세상을 떠났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한줄느낌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이야기들의 총집합이네요.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읽었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쓴 듯한 글들. 힘주어 읽다.

박완서 님을 그리워하며 읽게 된 책으로 사람 사는 냄새를 느끼게 해줘서 더욱 좋네요.

다시한번 되돌아 보게 하는듯한 , 그냥 가슴이 뭉클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선생님의 마지막 책이라 특별한 의미를 지닌, 소중히 간직해야 할 책.

글 솜씨에 있어서는 명불허전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 여지없이 드러나기도. 사고흐름, 세태판단에 대한 상관관계에 비례하는 경향 -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좋아하면서도 찜찜했다. 하지만 부정할 수는 없다. 누군가의 인생이 오롯이 담겨있는 이 절절한 글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반짝반짝 빛난다는 것을.

수록 작품 중 딱 한편만 못 읽었고 ,다른 책이랑 겹치는 게 많아서 망설였지만 ... 결국 전작주의와 소장욕심에 구매, 후회하지 않는 선택!물려주고 싶은 책.

▣ 책소개

정서의 연금술, 천의무봉의 서술, 칼날 같은 통찰력, 박완서 마지막 소설집 출간.

고 박완서 선생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묶어낸 ‘친절한 복희씨’(문학과지성사,2007)이후 작고하기 전까지 발표한 세 편의 소설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빨갱이 바이러스 ’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과 함께 , 김윤식 신경숙 김애란 세분이 추천한 세 작품 (‘카메라와 워커’ ‘나의 나종 지니인 것’ ‘닮은 방들’)까지 총 여섯 편의 작품이 실린 선생이 남긴 마지막 작품집 ‘기나긴 하루 ’,전쟁과 분단, 사회와 개인의 아픔을 그 작은 몸으로 모두 받아낸 팔십 년 그 시간은 선생에게 어떤 긴 하루로 남았을지. 이미 알려진 대로, 선생은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병석에서도 제2회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후보에 올라온 젊은 후배 작가들의 단편소설들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고, 따로 의견을 전달하셨다. 이후 대상을 수상한 김애란을 인터뷰하며, 소설가 김중혁은 “박완서 선생님이 김애란 작가의 등을 떠밀고 가셨으니 먹먹할 수 밖에 없을“거라 말하기도 했었다. 그냥 그 자리에 계신 것만으로도 후배 작가들의 어깨를 다독이고 등을 쓸어내려 주셨던 선생이다.

▣ 은랑생각

몇 사람의 소소한 일상을 엿봤을 뿐인데 한 세대를, 한 시대를 보고 느낀 것 같은 느낌은 작가가 탐구하는 인간의 내면과 묵직한 무게로 자리 잡은 추악함을 그렇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게 유도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끼는 차를 한 모금씩 음미하며 마시듯 천천히 읽었다. 마치 수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 같은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친절한 복희씨에서 본 것 같은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 모두 인상적 이었다. 어떤 단편은 감동적이면서 또 어떤 단편은 너무 슬펐다.

1970년대 작품에서 2010년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단편소설 6편이 실려 있다. 특별히 새롭게 느껴지지 않고 박완서의 작품경향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마도 3편은 기 존 작품이고 나머지 3편도 많이 읽힌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또 작가의 작품은 한 페이지 만 읽어도 그의 작품임을 알 수 있는 익숙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앞 으로 새로운 작품을 접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책에 실린 몇몇 소설들은 작가의 이름을 걸고 출판되는 정규 단편집에는 수록된 적이 없는, 어찌 보면 중고 신작과 같은 위치에 있다. 그녀와 함께 했던 몇몇 이들의 그녀를 향한 그리움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작가들마다 나름의 특징이 있는데 박완서 작가의글은 지극히 개인적이라는 것을 큰 특징으로 꼽고 싶다. 작품의 모티브는 개인의 특정 경 험으로 비롯될 수 있지만 그녀의 경우 그 정도가 여느 작가보다 강렬하다. 인간 군상의 복 잡 다단한 감정들을 시시콜콜 들춰내는 묘사들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감정과 충분히 그 럴수도 있는 이야기로 받아 들여 진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쓰여진 픽션이 아니라 그녀가 혹 은 그녀의 주변인들이 체험한 삶의 조각들을 기록한 자서전은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 다. 그녀 작품속 주인공들이 뿜어내는 삶의 비루함이나 이율배반적 감정들이 그만큼 독자에 게 공감의 폭을 넓고 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