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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호 트로피컬 나이트

▲ 조예은

⊙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했으며 최근작으로는 안전가옥의 첫 번째 장편소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 「스노볼 드라이브」 , 소설집 「칵테일, 러브, 좀비」가 있다. 좋은 이야기에 대해 고민하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는 중이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신박한 소재로 또 읽고 싶은 책.

· 단편, 단편이 섬뜩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나 매력 있는 작품이예요.

· 환상적인 스토리.

· 지난해 읽은 한국소설 중에서 제일 좋았다.

· 조예은 작가님의 판타지, SF가 부담스럽지 않고 재밌는 편들이 다 수록되어 있다.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는 최애!

·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표지도 글도 좋아요.

· “넌 대부분 한심스럽고 가끔 사랑스럽지만 잘 살 거야” 이 문장이 지난해 들어본 모든 것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런 게 사랑 아닐까.

· 판타지, 유령, 괴이한 이야기들을 좋아하시면 꼭 추천드려요.

· 작가님만의 톡톡 튀는 소재와 분위기에 매료되는 소설이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지난해의 책이예요.

⊙ 책속에 밑줄긋기,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 영화채널에서 종종 방영하던 영화<할로우맨>을 기억하나요? 투명 인간이 나오는 SF 스릴러요. 그 영화 같았어요. 교실의 누구도 저를 보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좋았죠. 말 그대로 사라지고 싶은 날이있잖아요. 평소에 못되게 굴던 아이에게 골탕을 먹이기도 하고, 자잘한 장난을 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점점 무서워지더군요. 아무도 저를 찾지 않았거든요. 이러다가 정말 영영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울면서 집으로 갔습니다. 다행히 다음날에는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아이들은 하루 동안 제가 없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짝꿍이 놀리는 건 여전했지만요. 네? 말도 안 된다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어린 시절이니, 언젠가 꾼 기묘한 꿈을 현실로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 엄마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지금 저 모습이 엄마가 살아온 삶 자체일 테니까. 하지만 엄마와 나는 다르다. 나는 엄마의 삶을 살아본 적 없다. 엄마 역시 내 삶을 살아보지 않았다. 그 당연한 사실을 왜 받아들이지 못하지? 누구 하나 들르는 이 없는 원룸에서 홀로 순간과 감정을 곱씹다 보면 늘 같은 물음을 마주했다. 나는 왜 나를 괴롭게 한 그들보다도 엄마가 더 원망스러운 걸까. 나는 왜 엄마를 쉽게 용서할 수 없나. 그리고 문득 깨닫는 것이다. 애정과 배신감은 정비례한다는 걸. 또한 아직도 나는 엄마를 믿고 싶어 한다는 걸 말이다.

⊙ 책 소개

· <칵테일,러브,좀비> <스노볼 드라이브> 한국문학의 보석, 조예은 신작 소설.
<트로피컬 나이트>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다. 수록작<고기와 석류>를 예로 들면, 남편이 죽고 아들도 떠나 혼자남은 노인이 있다. 노인은 어린아이의 얼굴을 한 괴물을 우연히 만나고, 괴물을 집안에 들이고야 만다. 노인은 괴물에 잡아먹히게 될까? 아니다. 조예은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그의 소설은 힘든 삶을 힘들다고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공포를 보여 주지만 공포가 우리의 삶을 갉아먹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어쨌든 삶은 계속되니까. 소설이 끝난 뒤에도 이야기는 이어지니까. 이야기가 계속되는 한 조예은의 인물들은 끝까지 살아내고 버틴다. 삶이 계속되는 한 조예은의 이야기는 반드시 밝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신작소설<트로피컬 나이트> 또한 그렇다.

· <트로피컬 나이트>는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시프트>,<뉴서울파크 젤리 장수 대학살><칵테일,러브,좀비><스노볼 드라이브>등을 펴내며 차곡차곡 독자들의 사랑을 쌓아온 조예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조예은 특유의 독특한 판타지성을 가미한 호러 & 스릴러 풍의 직설적이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괴담 여덟 편을 담았다. 기존 작품에서 더 확장된 조예은 월드의 시작이라 할 만하다.

⊙ 은랑생각

·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총천연색 마음으로 쓰인 한여름 밤의 젤리소다 맛 괴담집’이라니 무섭고 섬뜩한 무언가가 나올 것이란 예상을 깨고 쓸쓸하고 안타깝고 텅 빈 마음이 느껴지는 그럼에도 따뜻한 괴담집이었다. 2019년 5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쓴 이야기를 모아 소설집으로 내놓은 이 책은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 주변으로 펼쳐진 세상은 암울 그 자체다. 고독사를 걱정해야 하고, 각종 기후 위기로 질병을 걱정해야 하고 늘 익숙했던 세상 속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게 현실이지만 그 와중에도 변함없는 건 인간의 선함이다. 세상과 등지고 살아가며 인간미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상태 속에서도 결국에는 인간의 착한 본성이 드러나며 인간을 구출해 내는 것은 역시 인간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괴담집이라고 하기엔 따뜻하고 아름다웠고 한편으론 괴담집에 걸맞게 소름이 돋는 작품가지 만날 수 있는 기쁨을 누렸다.

· 이 책은 인간 이야기뿐만 아니라 괴물, 유령, 외계생명 등이 등장하며 풍성한 이야기가 있고 그 사이에서 희로애락과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찾을 수 있다. 또 조예은 작가 특유의 판타지 느낌의 호러, 스릴러, 유머, 괴담 등이 잘 버무려져 있다. 여러 가지 기괴한 디스토피아적 상황에서도 어쨌든 삶은 계속되고 남아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삶을 살아내지만 그래도 좀 더 버틸 수 있는 건 서로를 향한 마음들이다. 마주하는 얼굴들에서 비춰지는 따뜻한 감정들이 세상을 버티게 하는 힘을 만들어준다. 또한 모든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것은 인물들의 상황은 우울하지만, 결론은 사랑으로 가는 것이기에 책을 덮으면 이야기들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며 작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라는 확신과 작가의 기발한 발상에 감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