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8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 대학 제1문학부 재학 시절 「밤의 나무」로 제48회 문학계 신인상 가작을 수상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출판사 신초샤에 입사하여 해외 문학 시리즈 ‘신초 크레스트 북스’를 론칭하고, 계간 [생각하는 사람]을 창간했으며, [예술신초], [생각하는 사람]의 편집장을 역임하는 등, 2010년 퇴사하기까지 다수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기획, 성공적으로 꾸려나갔다. 2009년부터는 게이오 대학종합정책학부의 특별 초빙교수로 강단에 섰는데, 인터뷰에 따르면 대학에서 푸릇푸릇한 청년들과의 만남이 깊숙이 잠들어있던 소설가라는 오랜 꿈을 깨우는 마중물이 되었다고 한다.
2012년 [신조] 7월호에 장편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일본원제:화산자락에서)를 발표, 늦깍이 작가로서 문단에 발을 들였다. 평단과 독자의 호평이 이어지며 제34회 노마문예신인상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제64회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 역자 : 김춘미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에서 석사학위를,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 및 일본학 연구센터장, 한국일본 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일본번역원장을 맡고 있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풀벌레 소리까지 귓가에 들리는 듯 여름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 올 여름을 행복하게 한 책. 나만의 여름 별장이 생겨요.

· 섬세한 장면묘사. 여름이 오래 이 책에 담겨 있을 듯하다.

· 한동안 여름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온 느낌. 이토록 싱그럽고 생생한 오감을 준다니.

· 여름을 이처럼 아름답고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이 있을까. 도서관에서 읽고 친구에게 선물.

·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라는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 천천히 읽히는 매력적인 책이네요. 문득 아무 때나 아무 페이지를 펼쳐봐도 좋을.

· 문장 하나하나가 다 아름답습니다. 최근 읽은 책 중 최고.

· 책 속, 그곳에 제가 있는 듯 읽어 내려간 책이에요.

◎ 책 속에 밑줄긋기,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 여름 별장에서 지내는 동안, 여닫이가 나쁜 문짝 같던 내 행동거지가 조금씩 덜컹거림이 줄어들면서 레일 위를 매끄럽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같이 느껴졌다.

· 신경이 구석구석 미친다는 것과 신경질적인 것이 어떻게 다른가. 선생님이 덧붙인 선에 그 대답이 보이는 것 같았다.

· “지금 그만두지 않으면 타이밍을 놓칠 것 같아서 말이야. 불만이 있는 건 아니야. 이렇게 있기 좋은 설계사무소는 없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선생님 밑에서 십 년 더 있다가는 여기에서 나갈 수 없게 될 거야.”

· 조용하게 틀어박혀서 쉬기에 적당한 공간이었다. 큰 집이라고 해도 모든 것이 밝고 넓으며 공적인 공간으로 하지 않은 것도 선생님이 만드시는 주택답다. 열린 곳은 마음껏 열고, 닫을 곳은 닫는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기분이 좋아서 주절주절 말할 때와, 멍하니 혼자 있을 때, 이불을 뒤집어쓰고 훌쩍거릴 때, 여러 가지 상황에 놓이는 것이 인간이니까, 방도 거기에 맞춰 역할을 분담하는 게 좋다고.

· “본인이 삼가서 잠자코 있는 것하고 그저 멍하니 있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한테는 똑같아요.”

◎ 책 소개

· 제64회 요미우리 문학상 수상작. 오랜 편집자 생활을 뒤로 하고 늦깍이 작가로 데뷔한 거물 신인 마쓰이에 마사시의 데뷔작으로, 인간을 격려하고 삶을 위하는 건축을 추구하는 노 건축가와 그를 경외하며 뒤따르는 주인공 청년의 아름다운 여름날을 담은 소설이다. 소설은 ‘여름 별장에서는 선생님이 가장 일찍 일어난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한다.

·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신입 건축가 ‘나’가 존경하는 무라이 선생과 보낸 일 년 남짓한 시간과 삼십 년 뒤 ‘나’의 어느 날을 담고 있다. 삶과 맞닿은 건축을 꿈꾸는 사람들과 언제까지고 계속되었으면 했던 그 여름의 고아한 나날... 한없이 결곡한 문장으로 빚어낸 순도 높은 청춘의 서사시가 전개된다.

◎ 은랑 생각

· 오랜만에 자연과 그 계절에 걸맞는 향기와 소리, 창을 열면 시간의 변화에 따라 안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햇살에 전체적인 채광이 밝아지는 느낌을 고스란히 독자가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는 건축에 관한 책을 만났다. 이 이야기는 50이 약간 넘은 내가 23세에 처음 발을 들였던 건축사무소, 노 건축가의 여름 별장에서 보낸 한 달 남짓한 기간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다시 30여 년이 지난 후에 이 별장을 찾아가 여러 감상에 젖는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 여름 별장에 온 직원들이 합숙을 하면서 일상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일들은 무라이 선생의 새벽 산보로 시작해 도시보다 맑은 공기라던가 일찍 찾아오는 어둠과 탁 트일 정도의 공개 냄새 같은 것, 장을 봐오고 음식을 만들면서 설계에 관한 토의를 하는 일반적인 일들을 그리고 있지만 그 안에는 사람 냄새, 건축가로서 건축을 바라보는 자세와 신념, 긍지, 하나의 건축물이 탄생하기까지의 전 과정이 그려져 있어 건축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하나의 걸작품이 만들어지는데 걸리는 노고와 보이지 않는 미세한 부분들을 감탄하면서 읽을 수 있다.

· 책 속에 나오는 스톡홀름 시립 도서관과 숲의 묘지는 그런 점에서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 도서관 이용자들의 실용성과 호감을 이끌만한 군데군데 요소적인 부분들이 건축물이란 이름하에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새롭게 알게 되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 여름 별장에서 건축 설계도와 도면을 보는 사람들이 눈앞에 그려지는 책으로 사실과 동떨어지거나 다른 설정으로 바뀌거나 무늬만 건축인 소설이 아니라 성실하고 상쾌하고 리얼한 건축소설로 건축에 대한 애정과 철학이 녹아 있다. 그러면서도 독자에게 위화감이나 거리감을 느끼게 하지 않고 오히려 공감할 수 있는 점이 많이 등장한다. 책에서 나오는 건축 용어들은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작품 속에 흐르는 편안한 느낌과 공동의 목표로 땀 흘리며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여름 별장의 한적하면서 넉넉한 느낌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