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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호 조선의 형사들

▲ 정명섭

◎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기업 샐러리맨과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로 일했다. 파주 출판도시에서 일하던 중 소설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현재 전업 작가로 생활 중이다. 「기억, 직지」로 2013년 제1회 직지소설 문학상 취우수상을 수상했고,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으로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으며 2019년 ‘원주 한 도시 한 책’에 「미스 손탁」이 선정되었다. 2020년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 독자들의 한 줄 생각 & 한 줄 느낌

· 조선시대에 실제로 일어난 범죄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포도청 군관 두명의 케미가 환상인 작품.

· 역사소설하면 정명섭.

· 영빈마마를 모시는 의열당에서 사라진 기와와 버려진 시신, 두 개의 사건을 동시에 해결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합니다.

· 정말로 믿고보는 작가님. 엄청난 자료조사로 사실감이 엄청납니다.

· 좌포청 이종원, 우포청 육중창의 모험활극. 재미나요.

· 답답한 조선시대답지 않은 수사 스릴러물. 결말이 나올때까지, 작가의 독특한 박진감 넘치는 문장이 흥미진진해요.

· 설정이 신선하고 재밌어요.

◎ 책 속에 밑줄긋기,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

· 까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부하들이 서서히 다가왔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등을 맞댔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무뢰배나 좀도둑과는 다르게 움직임이 제법 날카로웠다. 빠져나갈 구석을 찾던 이종원에게 육중창이 말했다.
“반반씩 맡지.”
“뭐라고?”

· 왕이 사도세자의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을 이겨내고 즉위한 직후 지은 전각으로 규장이라고 불리는 임금의 어제와 어필을 보관하는 장소였다.

· “권력가 집안의 선비들은 이렇게 대신 과거시험을 쳐주는 사람들을 고용해서 당당하게 들어간지 오래됐지. 우리 일이나 하자고.”

· 엄격한 궁궐에서 벗어난 내시들은 떠들썩하게 웃으며 운종가 쪽으로 걸어갔다. 대부분 집으로 가기 전에 술을 몇 잔 걸치고 들어가려고 한 것이다.

◎ 책 소개

·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 소설의 대가 정명섭, 좌우포도청의 군관 이종원과 육중창을 내세워 조선 시대 사건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가 정명섭.
그중에서도 기존에 존재하는 역사를 바탕으로 그 위에 이야기를 쌓은 역사소설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 작가가 내놓은 조선 시대 군관들의 이야기다. 좌포도청과 우포도청에서 각기 발탁된 한 명의 군관. 그들이 힘을 합해서 자신들 앞에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한다.

· 사라진 기와로부터 시작되었던 이야기는 중간에 별개의 사건으로 한 번 넘어갔다가 다시 기와 사건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기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하나의 물건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할 것이다.

· 역사소설은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유발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이기에 그것을 소재로 할 때는 더욱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알고 있었던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는 것도, 알지 못했던 숨어있는 역사를 발견하는 것도 팩션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사회성까지 드러내는 그런 사건들의 집합체가 바로 「조선의 형사들」이다.

◎ 은랑 생각

· ‘조선의 형사들’은 실존했던 인물들과 실제 벌어졌던 사건을 토대로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로 관할권과 포상을 두고 서로 으르렁대던 좌우포청에서 뽑은 이종원과 육중창이 수사를 맡으며 이들은 추안급국안(조선 시대 중죄인의 조사, 판결서를 모은 책)에도 등장하는 인물들로 그 외에도 형조참의 정약용과 정조, 홍국영 등도 가세해 팩션의 맛을 더 느끼게 한다.

· 정조의 할머니 영빈마마의 위패를 모신 의열궁의 기와가 수십 장 사라진 사건과 백주 대낮에 발견된 20대 여인의 시신 사건이 등장하는데 사라진 기와 사건의 경우 범인의 동기를 파악하기 힘든 난제였고, 시신 사건의 경우 일찌감치 범인을 특정했는데도 권력자들의 농간이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등장한다.
두 사건 중, ‘20대 여인 변사사건’은 물증과 증거, 탐문과 자백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탐정 미스터리 장르라면 ‘사라진 기와사건’은 좀 더 규모가 큰 액션 사극의 맛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형조참의 정약용과 정조가 두 사건 모두 개입하면서 이종원과 육중창은 부담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맹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얻기도 한다. 체구나 성격 모두 정반대인 두 사람이 합을 맞춰 나가는 과정도 흥미로웠고 정약용과의 협업 과정을 볼 때 후속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게 된다.

· 이 책의 매력은 실제 역사 속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사실감을 극대화시켜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닌지 의심할 만큼 사실감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간과 공을 들여 자료를 조사하고 글을 썼다는 것이 느껴진다.
여러 위험에도 불구하고 타협하지 않고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이 사회를 지탱하는 건 불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쉽게 읽히고 책을 잡으면 마지막 장까지 순식간에 읽을 만큼 몰입감과 재미가 엄청나다. 또한 책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팩트체크는 덤이다. 책에 실존 인물이 등장하면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픽션인지 알 수가 없는데 팩트체크를 정확히 해줘서 실제와 픽션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를 배려한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