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고은랑의 책세상

743호 시프트

▲ 조예은

◎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칵테일, 러브, 좀비》《트로피컬 나이트》, 장편소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스노볼 드라이브》《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연작소설 《꿰맨 눈의 마을》 등을 썼다.

◎ 독자들의 한줄생각 & 한줄느낌

· 한국 장르 소설의 희망
· 흡입력이 좋아 순식간에 한 권을 읽어냈네요. 소재가 신선해요!
· 가독성 좋고 흥미진진한 스릴러
· 소재도 그렇고 이야기 전개도 그렇고 재미있습니다.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겠어요
· 절박한 형사와 반쪽짜리 기적을 가진 남자, 두 남자의 구원을 향한 절박한 몸부림
· 영화 시나리오 보는 것 같이 흡입력 있는 책
· 흥미로운 소재와 빠른 전개, 명확한 대결의식은 복수극을 한 차원 위로 끌어올렸다
· 기적을 바라는 남자와 기적을 줄 수 있는 남자가 이끄는 강렬한 미스터리 스릴러

◎ 책속에 밑줄긋기, 다시한번 생각해보기

· “이거 완전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잔데? 범인을 잡아서 체포할 게 아니라 상이라도 줘야겠어”
“사실 죽어도 싼 쓰레기죠. 그래도 죽인 놈을 잡는 게 우리 일인 걸 어쩌겠습니까”
“흉기에서는 뭐 좀 나왔어?”
“그게 좀 이상해요. 이것저것 대조해 봤을 때 분명히 피해자를 찌른 흉기가 맞는데, 발견된 지문은 본인 것밖에 없어요. 범인이 장갑 같은 걸 끼고 피해자가 사용하던 칼로 찔렀다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인데 이해가 안 가는 건 흉기에 묻은 혈액이에요”

· “형사님, 우리 애 등에 있던 화상이 사라졌어요.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뛰어놀면서 다친 온갖 자잘한 흉터들도 전부 없어졌어요. 마치 새로 태어난 것처럼 깨끗해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 고통을 옮기는 것은 병을 낫게 하는 것과는 달랐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타인에게 넘어가는 것이다. 때문에 당시 찬의 몸은 온통 신자들에게 옮겨 받은 상처와 흉터로 가득했다. 걸치고 있는 옷가지마다 피와 고름이 묻어났다. 모두가 기적에 눈물 흘릴 때 찬은 홀로 고통을 감당하고 있었다.

◎ 책소개

· 조예은 장편소설.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찬의 전이’가 <시프트>로 출간됐다. 아픔을 옮기는 기이한 능력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무장한 <시프트>는 공모전 심사 당시 흥미로운 사건을 긴장감 있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인적 드문 해변의 폐건물에서 한 구의 변사체가 발견된다. 피 웅덩이 한가운데 반쯤 잠겨 있던 변사체는 얼굴 한쪽이 괴사된 채로 전신에 멍이 가득했다. 형사 이창은 너무도 많은 혈액의 양부터 흉기와 일치하지 않는 피해자의 상처, 갑자기 발병한 것으로 보이는 말기 피부암 등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이 많음을 느낀다.

그는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이번 살인이 자신이 오랜 시간 추적해 온 과거의 어떤 일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란'을 만나게 되고 그가 아픔을 옮기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 은랑생각

· 이 책의 기본이 되는 특이한 설정은 흔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설정이라 흥미롭다. 다른 이의 고통을 가져올 수 있지만 그 고통이 아예 사라지는 것이 아니란 설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면서 신선하다.
총 3부로 나뉘고 1부에서 모든 게 너무 일찍 드러나면서 예상대로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라 아쉬움이 남지만 짜임새있는 스토리와 특별한 이야기가 주는 재미가 있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 등장인물이 많지도 않고 사건이 복잡하지 않으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원인과 결과가 이어진다. 어떤 이는 속죄를 위해 복수를 계획하고 어떤 이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 한다. 돈과 권력에 눈먼 이들은 다른 이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끔찍한 일들을 너무나 쉽게 저지른다.
책은 한번 펼치면 금방 다 읽을 만큼 가독성이 좋으며 한 편의 영화를 본 듯 생생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절박한 형사와 완벽하지 않은 기적을 가진 남자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끌어가는 전개와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집중력있는 이야기는 독자를 이야기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