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농협조합장이 지난달 구속되고 직무대행체제에 들어갔다. 내년 6월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익산농협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에, 일부 임원들과 비대위원들이 익산농협의 개혁과제를 들고 나왔다. 개혁대상은 첫째로 일방적으로 굴종하고 있는 이사회, 특히 외부인들로 구성된 사회이사의 문제점, 둘째로 대부분의 자녀들이 농협에 취직되어 있는 대의원총회의 개혁, 셋째 조합비의 조합장 사금고화, 넷째 조합장 선거비리 다섯째 농협중앙회 임원선거의 혼탁성 등이다.

특히, 익산농협의 예수금 4,500여억원이 조합장의 사조직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은 반드시 개선해야 농협이 진정으로 농민들을 위한 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게 개혁론의 배경이다.<편집자 주>

익산농협은 농민들이 조합원이 되어 운영되는 협동조합으로 이사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 이사들 중 사회이사란 농민이 아닌 사회적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로 남자 2명과 여자 2명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남성으로는 과거 익산시의회 의장을 지낸 A의원과 과거 부의장을 지낸 B의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성으로는 농협부녀회장 출신인 H씨와 K씨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사회이사는 조합장이 추천하도록 되어 있고 대의원총회에서 인준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사들 모두가 객관성을 지닌 외부인사가 아닌 구속된 조합장 L씨와의 친구 또는 가까운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익산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B의원의 경우 L조합장의 친구로서 B의원의 딸은 현재 C지점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녀의 경우 과거 업무보조로 근무하다 최근 업무직으로 직분이 상승되어 과거 시간제 업무보조로 2년마다 하는 계약으로부터 자유로와 정년이 보장되었다는 것이다.

익산농협의 한 임원은 "외부 이사들 마저 객관성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사회가 L조합장에게 일방적으로 충성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를 시정하여 철저하게 객관적인 외부이사 선임 방식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익산농협은 이사회를 통해 안이 상정되면 대의원총회의 의결로 안을 결정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사의 임기는 4년이고 대의원의 임기는 2년이다. 이사들마다 선임 시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익산농협은 매년 이사 선거를 해야 한다.

이사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들은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대의원들에게 조아리면서 향응과 금품을 제공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때 최소 10만원부터 약 30만원의 금품이 대의원들에게 오고 간다는 것이다. 임기 2년 동안 대의원들이 입후보자들로부터 받는 금품과 향응이 적지 않다는 게 개혁을 제기하는 측의 중론이다.

이사들의 경우, 최소 월 1회 이상 년 평균 15~17회 이상 회의가 소집되어가는데 매 이사회마다 이사 참석수당 30만원과 교통비 2만원을 합한 32만원의 수입이 발생한다.

연평균 4백만원에서 6백만원에 이르는 짭짤한 수당을 위해 이사를 놓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총 98명의 대의원 중 약 30명 가량의 대의원의 가솔들이 농협에 취직이 되어 있기 때문에 올바른 발언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이들이 조합장 L씨의 친위대 역할을 해온 것이라고 계혁을 제기하는 측은 전하고 있다

일부 임원들은, "이러한 아귀다툼과 금품 및 향응이 오가는 구조를 지닌 이사의 선거와 대의원의 선거를 한번에 동시에 치뤄 금품이 오가는 일이 없도록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08년 12월 19일 조합장 L씨와 익산 관내 각 지점장, 파머스마트장, RPC장과 상임이사를 포함한 이들이 선진지 견학을 빌미로 제주도에 2박3일 동안 조합의 예산을 들여 2회에 걸쳐 전신마사지를 받는 등 행태를 저질러 왔다는 게 개혁을 주장하는 측의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2008년에는 이사 L씨 부인이 사망하자 조합장 L씨가 조합의 비용으로 400만원을 건넨 협의를 받고 있다.

이에, 당시 감사인 K씨가 환수조치와 환입명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환입이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직원들이 입원할 경우 20-30만원을 주고 법에 위반 되자 이사회를 열어 승인한 것으로 무마. 이사회가 법을 어기는 행태까지 저질러 왔다는 것이 개혁론의 배경이다.

2007년에는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분배하는 비료의 포대에 "익산농협 증"이라고 표기하지 않고 조합장 이름을 게재하였다는 것이다.

또 관계자는 "이번 명절 때에도 직원들 각 개인들에게 상품권 40만원과 일반직에는 100만원을 강매하도록 하는 등의 전행을 저질러 왔다"고 밝혔다.

일부 임원들은 "조합의 돈이 사금고화 되지 않는 방지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2006년 조합장 선거 당시 재선을 노렸던 전임 L조합장이 만든 조합원 명부에 조합원들에 관한 주소와 전화번호를 표기 하지 않고 만들어 배부하게 했다.

그리하여 L조합장과 선거 측근들 외에는 조합원들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하여 선거전을 치르게 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L조합장과 측근 및 선거참모들만이 최신 정보를 가지고 선거전을 치르게 했다는 것. 3년 전 이 선거와 관련 중앙회에서 보낸 공문에 따르면, 선거공보발송 또는 유인물, 전화연락, 공개토론회, 선거벽보 부착의 방법들 가운데, L조합장 측이 유인물을 보내는 방법을 빼고 전화연락과 공개토론회 선거벽보부착 이 세가지 중에서 두가지만 가능하다는 내용만 알려주면서 공개토론회를 하지 않으려고 숨겼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계자들은 "L조합장이 불리한 것을 숨기고 자신의 마음대로 회의록을 만들어 정당화 하기 위해, 회의 녹음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녹음을 하려면 돈도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 어렵다면서 계속 미뤄왔다"며 "회의록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기록하여 왔다"고 주장했다.

조합 관계자는 "2008년 6월 단위조합 중앙회 이사를 선거하는 과정에서 L조합장이 전라북도 관내 80여개의 단위농협 조합장들 중 대다수에게 소갈비에 돈을 넣어 보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전북 도내에서 1명의 중앙회 이사를 뽑는 과정에서 소갈비 상자와 와인 밑에 돈을 넣어 보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하면서, "선거 시점에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2월 21일 왕궁면 축산경축순환자원화시설을 위한 부지매입시 계약도 쓰기 전에 5억을 수표로 주고 감정평가도 없이 시가의 두배가 넘는 금액을 지급하여 돈을 마련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실은 당시 돈을 받은 1명이 L조합장의 계좌에 돈을 넣어준 사실이 검찰에 의해 확인되었다"며 "전북도 내 조합장 전원을 조사하면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L조합장이 활동하고 있는 사조직에는 현재 대의원 17명이 포진되어 있고, 예산에 관한 의결 등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전날 만나서 미리 조정작업을 한다"며 "농협의 예수금 4천5백억 가량을 이들이 좌지우지 한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또, "이 조직에는 현직 대의원 17명, 원예농협조합장, 새로이 직무대행 이사를 맡은 L이사, K이사, L이사 등 다수의 이사가 포함되어 있다"며 "공공기관의 장이 공공기관과 관련된 이들을 모은 사조직을 조직하여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행동은 절대 있어서는 아니되는 척결되어야 할 악이다"고 말했다.

개혁을 주창하고 있는 K이사와 대책위 관계자들은 "익산농협이 과거의 순수하고 맑았던 시설로 복귀되어 농민들을 위해 진정으로 일하는 농협이 되어야 한다"며, "익산농협이 농민들의 이익을 위해 존립하도록 혁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속보>본지가 지난 10호, 11호, 13호, 20호를 통해 연속으로 보도한 익산농협 조합장의 총체적인 비리를 사직당국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합장 L씨가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최근 익산농협은 직무대행을 선출하는 등 조합운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와 임원들 사이에서 개혁론 및 철저한 자성론이 일고 있어 농협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익산농협은 지난 2006년 조합장 L씨가 재당선 된 후 익산시와 함께 총 55억 규모의 '경축순환자원화시설' 사업자로 선정 된 이래, 정식 이사회를 배재한 채 사업부지를 시가의 두배로 매입하고 차액을 편취했을 가능성 등 각종 의혹들이 꼬리를 물었다.

조합장 L씨는 기능직을 채용하는 댓가로 3천만원을 받은 혐의, 좌담회 선물세트 구입 과정에서 금품 편취, 조합 서고 시공 과정에서의 편취한 혐의, 5억이면 구입할 부지를 14억에 구입해 2배 이상의 이익을 제3자에게 공여한 혐의, 금강동 부지 감정가의 3배의 매입비용을 편취한 혐의, 조합비를 외유성 경비로 사용한 혐의, 총체적 인사비리 혐의 등으로 구속되었고, 관련자들 역시 검찰에 줄소환 되면서 강도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

익산농협 이사회는 지나 4일 조합장 직무대행으로 이완우(68)씨를 선출하였고, 이씨는 이변이 없는 경우 차기 조합장이 선출되는 시점인 내년 6월까지 직무대행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부 익산농협 임원들과 비대위 위원들은, 이사회의 부적절한 사회이사 제도 문제를 비롯, 대의원과 이사 선거 과정에서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관례 타파, 조합비의 조합장 사금고화 방지, 선거비리 근절, 단위조합 중앙회 임원선거 불개입, 조합장의 사조직 금지 등 6대 개혁과제를 강력히 제기하고 나서 농협의 향후 변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