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장의 L 전 비서실장이 승진사례비(뇌물수수)를 받은 혐의로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에 벌금 6천만원, 추징금 3천만원을 구형받았다.

이는 법정 최고형이다. 검사 양형의 이유는 L전실장이 뇌물수수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등 반성의 기색이 없다는 것이다.

P전 국장은 검찰조사에서 L전실장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시인하여 구속됐다. 그는 법정에서도 일관되게 혐의사실을 인정하고 법원의 선처를 구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그를 끝내 풀어주지 않았고, 그는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그런데 P전국장이 뇌물을 건넸다는 L전실장은 혐의사실을 줄기차게 부인하고 있다. P전국장이 법정에서 뇌물을 건넨 시간과 장소, 방법 등을 소상하게 진술하고 그 때문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옥살이를 계속했는데도, L전실장은 억울하다는 주장을 거두지 않았다.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어떤 결론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이다. 그러면서도 P전국장이 자신의 진술을 뒷받침할 물적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을 두고 도내 법조계의 시각은 양분되는 양상이다.

법원이 증거주의를 강조하여 L전실장의 무죄를 선고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고, 법원이 이미 L전실장에게 뇌물을 건넷다는 P전국장의 유죄를 인정한 이상 L전실장에 대한 유죄 선고는 필연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법원이 L전실장의 혐의를 인정할 경우 중형을 선고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법원이 법의 원칙과 형식에 충실할 것인지, 자신의 불이익을 담보한 P국장의 진술에 따른 정황적 사실에 비중을 둘 것인지는 근래 보기드문 세간의 화제다. 

특히, 만약에 L전실장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민선4기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당장은 단체장의 도덕적 책임론에 직면할 것이고, 허술한 인사 시스템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선 4기는 출범 이후 3년 동안 측근들의 인사개입설이 끊이지 않았고, 인사철마다 잡음이 일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익산시장은 공범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정서다. 한 낱 비서실장이 국장인사를 좌지우지 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보편 타당한 논리가 그 배경이다.

그래서, L전실장의 뇌물수수가 사실인 것으로 판결이 난다는 가정하에서, 그 뇌물은 L전실장의 사재(私財)에 편입되기 보다는 익산시장의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었을 공산이 높다는 견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선4기는 사실상 마지막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 L전실장 사태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인사를 임해야 할 이정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