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1,232명 서명 받아 18일 청구서 제출

장점마을 주민들과 익산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가 집단 암 발병 관련 전북도와 익산시의 관리감독 책임을 물으며 시민 1,232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최대 건강피해 사건인 ‘익산(함라) 장점마을 주민 집단 암 발생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비료공장 (유)금강농산에 대한 인·허가권과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 익산시와 익산시에 대한 행정감사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전라북도가 사업체에 대한 관리감독과 환경오염 방지 및 주민 건강보호를 위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주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장점마을은 비료공장이 들어선 이후 30여명의 주민들이 암에 걸렸으며 그중 17명이 사망했고 13명의 주민들이 투병 중에 있다. 이는 인재(人災)이며, 허가 및 관리감독 기관인 익산시가 업무를 제대로 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대책위는 “장점마을 주민들은 2001년 비료공장 가동 직후부터 악취 등으로 수차례 익산시와 전라북도에 민원을 제기하며 문제해결을 촉구해 왔고 주민들이 악취가 너무 심해 응급실에 실려 가고 공장 아래 소류지에 폐수가 유입돼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고 주민들이 암으로 죽어나가도 행정기관에서 돌아온 답변은 별문제 없다는 것이었다”면서 “장점마을 사태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주목받기 전까지는 검사 결과 오염물질이 법적 기준치 이하로 나와 별문제가 없다고 했던 행정기관이, 뒤늦게 2016년 9월 이후 악취방지법 및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16건을 적발해 조치하고 2017년 4월 비료공장 대기배출시설에서 특정대기유해물질인 니켈이 법적 허용 기준보다 4.7배 초과 검출돼 폐쇄명령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익산시는 (유)금강농산이 부산물 퇴비를 만든다고 2009년부터 2015년까지 2,242톤의 연초박을 KT&G에서 매입해 반입했으나 실제 부산물 퇴비를 생산한 적이 없었고, 폐기물관리법과 비료관리법을 위반해 380도로 가열해 생산하는 혼합유기질비료의 원료로 사용했는데도 이를 감시·감독한 사실이 없다”고 지적하고 “주민들이 비료공장 내에 폐기물이 불법 매립됐다고 수차례 의혹을 제기해도 행정기관은 이를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으며, 2018년 10월 31일 국립환경과학원의 역학조사 중 토양검사를 위한 시추 중에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유)금강농산이 2016년 11월 폐업신고를 하면서 보관하고 있던 폐기물을 처리하고 시·도지사 또는 지방환경관서장의 확인·점검을 받아야 함에도 아직까지 공장 내에 폐기물이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예비조사와 역학조사 중간보고서를 보면 비료공장과 공장 아래 저수지, 마을 주변 토양과 지하수 등에서 발암물질인 PAHs(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검출됐으며, 공장 내 침적 먼지와 굴뚝 잔재물, 마을 주택 침적 먼지 등에서 발암물질인 TSNA(담배특이니트로사민)가 검출됐다”면서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만 보더라도 주민들은 수년 동안 비료공장에서 배출한 각종 발암물질에 노출돼 피해를 보며 살아온 것이며, 인허가 및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행정기관이 주민들의 호소를 조금이라도 귀담아 들었다면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익감사는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위법하거나 부당해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 19세 이상 300명 이상의 국민 등 청구자격을 갖춘 사람이 특정사항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제도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