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호 여친도시로서 전국 선도했던 ‘익산스타일’ 잃을 위기

텅 비어 있는 익산시청 홈페이지 여성가족친화도시 게시판의 새 소식란이 현재 익산시의 정책추진 의지 부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제1호 여성친화도시로서 전국을 선도했던 익산시가 담당조직 축소, 신규정책 발굴 소홀 등 의지 부족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소중한 도시이미지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산시는 지난 23일 브리핑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업추진으로 대한민국 1호 여성친화도시 이미지에 걸맞은 여성과 가족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 모두가 행복한 익산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여성친화정책은 차별화된 신규사업이 아니라 기존에 추진해왔던 것들을 반복하거나 유지하는 수준이 대종을 이뤘다.

특히 지난해 35개 부서 80개 사업에 202억원을 투입해 여성친화정책을 추진했다고 하면서도, 정작 올해는 관련 예산이 얼마나 책정됐는지 파악조차 못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민선6기 이전까지 여성친화정책 관련 유관부서 전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여성친화담당관이 폐지되면서 그 역할과 고유기능이 축소돼 제 기능을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여성친화정책은 여성청소년과 산하 여성친화정책계에서 맡고 있는데, 담당 인력은 1명뿐이다. 당초 여성친화담당관 8명의 전담인력이 담당하던 업무를 현재는 여성친화계장과 주무관 1명이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각 부서별 단위사업 추진 외에 전체적인 방향성 제시나 컨트롤, 부서간 협업 등 효과적인 시책추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익산시 홈페이지의 여성가족친화도시 게시판에서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민선6기 이후 공지사항은 2014년도에 1건, 2018년에 3건이 전부이고, 새 소식란은 아예 게시된 글이 1건도 없다.

연중 보도자료 배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책추진 홍보에 나섰던 모습도 현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해졌고, 전국적으로 이어졌던 벤치마킹 행렬 역시 사라졌다.

독보적인 조직 구성 및 자치법규 마련 등 익산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감성을 정책으로 녹여내면서 전국을 넘어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손꼽혔던 이른바 ‘익산스타일 여성친화도시’ 이미지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87개 도시가 지정되면서 평준화된 부분이 있다”면서 “전국 1호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익산시가 밝힌 시책은 우리동네 밤길안전 지킴이 1개소에서 4개소로 확대, 싱글여성을 위한 무인택배함 3개소 운영, 마을황등돌봄학교, 골목길 안전귀가를 위한 LED설치 및 방범순찰,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함께 돌봄사업 및 아이돌봄지원사업 확대,익산여성새로일하기센터 직업상담을 통한 취업연계 및 맞춤형 직업훈련과정 실시, 가족이 함께하는 복합커뮤니티 공간 정부공모 추진 등이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