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원·강경숙 의원, 배산공원 민자개발 부당성 역설

익산시가 추진 중인 ‘민간공원특례사업’이 도시공원의 공공성 담보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서울시가 일몰제 대안으로 채택한 ‘도시자연공원구역’ 제도의 적극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익산시는 2020년 7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비해 마동, 모인, 수도산, 팔봉1·2, 북일, 배산, 소라 등 8개 공원을 대상으로 민간자본을 투입해 도시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특례사업은 도시공원의 공공성 및 순기능 훼손 우려를 안고 있다. 개발이익을 둘러싼 특혜 소지도 있다. 공원 조성을 위한 재원 마련이 용이하다는 이점을 제외하고는 공원부지 내 고층 아파트 건립으로 인한 갖가지 문제가 상존해 있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가 일몰제 대안으로 채택한 도시자연공원구역은 도시계획시설이 아니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용도구역의 한 종류로, 시·도지사 또는 대도시 시장이 결정·고시한다.

도시의 자연환경 및 경관을 보호하고 도시민에게 건전한 여가·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도시지역 안의 식생이 양호한 수림 훼손을 유발하는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 지역을 지정할 수 있다.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기존 건축물 또는 공작물의 개축·재축·증축 또는 대수선 등을 허가를 받아 할 수 있어,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 또한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지정이 가능하고, 토지소유자의 매수청구권이 보장돼 있어 위헌의 여지도 없다.

무엇보다 실효제한이 없어, 익산시처럼 일몰제를 눈앞에 두고 재원 확보가 어려워 민자개발 방식을 택한 경우 지정을 통해 추후 매입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22일 익산시의회 박철원·강경숙 의원은 배산공원 민자개발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익산시가 매입해 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현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안한 계획상 배산공원 동서쪽에 29층짜리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경우 바람길이 막히는 등 환경적 문제를 들며 서명운동 전개와 대책위원회 결성 등을 예고했다.

문제는 배산공원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익산시가 민자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8개의 공원부지는 사전에 공동주택용지로 계획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도로접근성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다.

사업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공산이 크고, 대규모 아파트 개발이 이뤄지면 주변지역의 교통난을 가중시키게 된다.

설사 도로여건이 좋다고 하더라도 학교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도심의 멀쩡한 기반시설을 두고 신규 기반시설의 수요를 창출하므로 결과적으로 관련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간공원특례사업은 현지 지형을 살려 임상이 양호한 지역은 보호하고 기 훼손지역만을 대상으로 개발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전체적인 사업계획은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도시계획위원회 등 관련 행정절차를 통해 교통대책이 수립되고 환경훼손과 과밀개발 방지대책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시행자의 수익률을 5~10% 이내로 제한하고, 공원조성계획 수립시 주민의견 청취와 민관협의회 의견수렴을 통해 공원이 아파트 입주자들의 사적 편의공간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명품공원이 될 수 있도록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자연공원구역 제도에 대해서는 “우리시는 서울시와는 달리 대부분의 도시공원이 낮은 구릉지와 전·답을 구성돼 있어 지정요건을 갖추기 어려운 여건이고,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은 소유자들의 재산권을 다시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산공원에 대해서는 “배산공원을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토지매입비와 조성비 등 약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1년 앞으로 다가온 일몰제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 서쪽 29층 높이는 5층 수준으로 협의 중이고, 기 훼손된 지역 15% 정도만 개발해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