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익산시는 홀로그램산업, 도시재생뉴딜, 말산업특구, 국가식품클러스터,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국가산업단지, 백제왕궁 등 그간 많은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일부는 차근차근 준비단계를 밟고 있고, 일부는 나름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로부터 받는 보통교부세 덕에 재정상황도 한결 나아진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비전들이 시민들의 희망으로 환치되지는 않고 있다. 갈수록 줄고 있는 인구가 이를 방증한다. 이는 삶의 질 향상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탓이다. 당장 힘이 들더라도 최소한 미래의 희망을 바라보며 버틸 만큼이 돼야 하는데,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성장동력, 이에 따른 미래의 비전은 곧 시민들의 기대다. 그리고 그 기대는 희망이다. 희망이 공유돼야 도시가 산다. 결국 현재의 문제는 비전과 성과를 공유하는 시스템의 부재다.
그럼에도 익산시가 부르짖는 거버넌스는 면피성 의견수렴 수준에 머물러 있다. 매번 강조하고 있는 책임행정 구현도 허울 좋은 메아리 수준이다. 이는 행정 불신을 부른다. 미래비전에 대한 공유도 형식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소통신문은 익산이 가지고 있는 도시의 미래비전을 하나씩 살피고 시민들과 함께 희망을 공유하기 위한 지면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KTX익산역은 명실상부한 호남의 관문으로서 호남선, 전라선, 군산선, 장항선 등 4개 노선이 경유하는 여객·물류운송 요충지다.
고속철도화 사업 이후 2014년 하루 평균 1만687명이었던 이용객은 2018년 기준 1만7,349명으로 62.3%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철도교통의 중심역에서 더 나아가 국가정책인 유라시아 대륙철도, 남북통일시대를 대비한 기능과 역할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서해안의 중심 새만금시대를 맞이할 수 있는 기반 인프라 환경조성이 요구됨에 따라 광역환승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 오랜 기간 멈춰 서 있던 숙원.. 이제 무르익다
익산역 광역복합환승체계 구축은 지역의 숙원이다. 민선7기 익산시의 주요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4월 역세권 개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당시 복합환승센터 조성은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되면서 한 차례 무산됐지만, 2010년 국토교통부의 복합환승센터 시범지구에 선정되면서 다시 동력을 얻었다.
이후 익산시가 2012년 현대엠코와 한국자산신탁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협약을 체결하면서 기대가 한껏 부풀어 올랐지만, 컨소시엄이 제안한 사업내용 중 대형쇼핑몰이 발목을 잡았다.
사업성 확보를 위한 대형쇼핑몰은 길 건너 원도심 상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지역자금이 역외로 빠져나가고 지역상권이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첨예했다.
민선6기 초기 익산시의 재정비상체제 선포도 민간투자 철회의 한 요인이 됐다.
◇ 다시없을 호기.. 희망 공유해 주민동의 이끌어내고 민간투자 유치해야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무엇보다 익산역의 유라시아철도 시발역으로서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복합환승체계 구축은 시발역 선정의 필요충분조건이기에 사업추진 당위가 충분하다.
익산역 앞 원도심 전역에 270억원 규모 도시재생뉴딜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이는 원도심에 지속가능성을 불어넣을 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창인동 일원 취약지역에 지속가능한 활력 창출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뜰마을사업, 평화지구 주거환경 개선사업 일환의 대규모 아파트 건립, 남중동 일원 신청사 건립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인이다.
인접 상권의 반발로 실패했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복합환승체계 구축을 통해 일대가 어떻게 획기적으로 변모할 것인지 희망을 공유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기대효과를 수치로 제시하고 이를 통해 주민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부정적 요인을 최소화하고 성장동력으로서 긍정적 기대를 온전히 효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향 설정도 긴요하다. 체계 구축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타 사업과의 연계방안을 찾는 것도 요구된다. 개통 후 병목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중앙지하차도 일대 교통체계를 변화시키는 것이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아이디어다.
익산시는 현재 익산역 서측 부지에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한다는 당초 계획을 수정해 선상 공간을 활용해 복합환승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짓는 것만으로는, 유라시아와 새만금이라는 여건 변화에 온전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이를 위한 소규모 구상용역을 진행했고, 대상지를 관장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양측을 상대로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 선로 위에 복합환승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실현가능한지 여부를 타진하면서 용산역이나 수원역 등 선진사례를 분석하고, 어떤 기능과 시설을 어떤 형식으로 집어넣을 것인지를 모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하고 있는 부분은 지역상권과 상충되지 않는 차별화된 아이템이다. 기존 역무기능을 확충하는 것을 비롯해 광역환승체계와 편리한 주차 공간 확보는 기본이고, 민간자본이 투입되는 형식인 만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아이템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
◇ 사업 성공을 위한 전제.. ‘희망이 있다’라는 인식
이처럼 익산시는 구도심 상권과 상충되지 않는 아이템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체감은 분명 다르다.
공론화를 통한 이해와 설득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이 사업을 통해 희망이 보인다’는 인식이 주민들 사이에 뿌리내려야 한다.
대규모 민간자본 유치 등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과정이 없는 일반적인 추진은 성공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아울러 철도시설공단이나 철도공사, 민간사업자를 상대로 한 협의과정에서 대외적 창구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촘촘함 검토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축포를 터트리듯 섣불리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불신의 기제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익산시는 기본계획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이뤄지고 실행방법까지 설명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시민들을 대상으로 충분하게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는 입장이다.
송승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