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증거’,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부르는 다른 말입니다. 할머니들 스스로 직접 나서서 증언하지 않았다면 위안부의 피해는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일본은 진실을 감추기 위해 철저하게 노력했고, 우리 정부는 이들의 아픔을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고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행사가 익산역 일원에서 펼쳐졌다.

이날 익산역에서는 전라북도교육청이 주최하고 익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회와 익산여성의전화가 주관한 기념식이 열렸다.

역사 속에서 아무런 이름도 없는 존재, 일본군 성노예로 삶을 강요당하고 철저하게 자신을 지워야만 했던 여인들의 한 맺힌 역사를 함께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익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회가 뜻을 모아 첫 번째로 마련한 자리다.

이날 익산역 개나리실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김유순·김영민·문영만·배병옥·송태규·유기달 정영미·공동대표와 해외출장중인 김승환 교육감을 대신해 김국재 전북교육청 교육국장, 이수경 익산교육지원청장, 정헌율 시장을 대신해 아내 김진희 여사, 조규대 의장과 김수연·김충영·신동해 유재동·이순주·임형택·장경호 한상욱 시의원, 권태홍 정의당 사무총장, 전권희 민중당 전북도당 사무처장, 전정희 전 국회의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익산을 지역위원장, 최영규 도의원, 박창신 익산실본 이사장, 이학준 익산참여연대 공동대표, 손인범 유리배움터 교장, 임탁균 익산지역자활센터장, 신혜경 익산시여성단체협의회장, 시민과 청소년 등 200여명이 참여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되새겼다.

기념식은 비올라 및 색소폰 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사와 기념사, 최영규 도의원 감사패 수여, 원광고등학교 김주훈 학생의 ‘나비소녀’ 시 낭송, 성악 공연, 영화 ‘에움길’ 관람 등으로 진행됐으며, 익산역 서쪽 복도에서는 ‘기억을 치유하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진 닥종이 인형 작품전시회가 진행됐다.

또 익산역 광장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예비사회적기업인 (유)사각사각에서 핸드메이드 목각 평화의 소녀상을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텀블러와 교환해 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공동대표인 문영만 영천교회 담임목사는 기념사를 통해 “위안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죄가 있을 때까지 계속 진행 중이며, 이는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들이 해결해야 할 몫”이라며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밝히는 조사와 연구, 추모와 기억, 그리고 후세를 위한 역사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위안부 문제는 한일 외교의 쟁점이기 이전에 인류가 기억해야 할 반인도적 범죄행위라는 역사적 교훈이자 전시 여성들의 보편적 인권문제”라며 “익산시에서도 조례 제정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 기림 사업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익산역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고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광복 72주년인 2017년 8월 15일 세워졌다. 이를 위해 시민추진위원회가 구성돼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가두모금, 평화음악회 개최, 평화나비, 학교를 대상으로 홍보와 평화저금통 모금활동 등을 펼쳤다. 그 결과 시민사회단체 116곳, 기업 40곳, 학교 29곳, 158 가족(624명), 개인 1,885명의 익산시민이 참여해 9,6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아졌다.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회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를 전신으로 한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