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수질 기준 초과 후 개선 이뤄지지 않자.. 임의로 반입 제한

무단방류 위기 놓인 농가들 발 동동.. 익산시는 강력 대응 방침

왕궁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민간사업자가 방류수질을 맞춘답시고 일일 반입량을 임의로 일일 700톤에서 600톤으로 제한하고 있어 논란이다.

하루만 분뇨 수집운반이 이뤄지지 않아도 농가 저류조가 넘쳐흐르는 여건 탓에 축산인들은 불법 무단방류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익산시에 따르면, 처리시설 운영업체는 지난 6월 12일 방류수질 검사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기준치 40㎎/ℓ를 13.3㎎/ℓ 초과한 53.3㎎/ℓ를 기록해 개선명령 1개월 처분을 받았다.

기간이 도과하자 업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을 이유로 들며 3개월 연장을 요청했고, 익산시는 완주 등 인근 사례 검토 후 20일을 연장해 줬다.

하지만 8월 1일 전북도 실시한 방류수질 검사에서 64.7㎎/ℓ를 기록하며 또다시 기준을 24.7㎎/ℓ 초과했다.

업체는 전북도가 9월 16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으니, 익산시도 2개월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익산시는 전북도와 적용법령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하고 10일만을 연장해 줬다.

하지만 모든 개선기간이 지난 8월 14일 방류수질 검사에서 업체는 또 70.9㎎/ℓ를 기록하며 기준을 30.9㎎/ℓ나 초과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방류수질이 더 악화된 것이다.

방류수질 기준을 지키지 못한 업체는 추가적인 개선기간을 요구했지만, 익산시는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업체는 8월 14일부터 기존 하루에 700톤씩 반입해 처리해왔던 가축분뇨를 600톤으로 임의대로 제한하고 일주일 넘게 추가 물량을 받지 않고 있다.

이에 익산시는 관련 법령에 따라 과태료 부과를 준비 중이며, 정상적인 시설 운영(일일 700톤 반입) 및 방류수질 기준 준수 명령 불이행에 따른 후속조치를 위해 청문절차를 업체에 통보했다.

상황이 이러자 넘쳐나는 가축분뇨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피해를 입게 된 축산농가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농가 저류조 용량이 가득 찬 농가들은 14일부터 반입 제한을 철회하라며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왕궁축산인협의회(위원장 양석호)에 따르면 업체의 반입 제한 이후 1주일 만에 농가에서 처리하지 못한 가축분뇨량이 무려 900톤에 달한다.

양석호 위원장은 “시설 운영 업체가 이렇게 반입을 제한할 경우 익산시의 안전장치는 뭐냐”면서 “하루만 분뇨 처리가 안 돼도 바로 무단방류를 해야 하는 위급상황이라, 농가들이 뙤약볕에 나와 반입 제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시 관계자는 “더 이상 개선기간 연장의 명분이 없다고 판단, 관련 법령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강력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