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축사 적법화 위해 시설 갖췄더니.. 신규시설 제한

농식품부는 환경부 탓, 환경부는 익산시 탓.. 농가만 울상

수질오염 저감 위한 적법화를 환경부가 막아선 아이러니

<속보>난립한 무허가 축사를 적법화할 경우 수질오염이 감소될 가능성이 큰데도 개발행위 제한에 부딪혀 적법화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축산농가 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 관계부처인 농식품부와 환경부가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책임을 떠넘기는 통에 피해는 고스란히 축산농가에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5월 8일 보도>

이에 허가를 받기 위해 수천만 원을 투자한 축산농가 일부는 정부의 오락가락 행정에 실망하고 폐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가 무허가 축사의 적법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가축분뇨의 처리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가축사육제한지역내에 있는 무허가 축사의 경우에도 기준점인 2013년 2월 이전부터 운영되던 축사는 각 법령의 규제완화를 통해 적법한 시설을 갖추고 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익산시 망성면, 여산면과 낭산면 일부 지역의 축사는 적법화 과정 중 건축제한 고시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고 있다. 해당지역은 올해 3월부터 수질오염총량제도에 따라 건축이나 개발행위가 일체 제한됐고 이에 축사적법화를 위한 시설을 갖춰도 신규 허가를 내주기 어렵게 된 것이다.

축사농가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맞춰 축사 적법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정작 허가는 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해당지역 수십여 농가가 반발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이유다.

낭산면에서 소를 키우고 있는 A씨는 “무허가 축사를 적법화하면 수질오염이 줄어들 텐데 수질오염을 막기 위한 고시로 제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며 “허가를 안 내주면 불법이라 과태료대상이 되므로 죽으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환경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적법화 대상 축사는 수질오염 배출시설에 미적용하고 제한규정도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경부가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향후 제도개선T/F팀에 관련 규제의 개선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작 환경부는 완강하게 버티며 익산시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익산시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개발행위 제한 고시를 했으니 알아서 고시를 변경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질오염을 줄이기 위한 제한 규정이 축사를 적법화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환경부는 제한구역 내의 축사적법화 과정에서 허가 시점이 아닌 축사의 준공 시점으로 허가를 허용해줘야 한다는 입장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환경부가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축사적법화 대상 농가에 한해 규제를 풀어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적법화를 위해 노력하는 축산농가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수질오염을 막는다는 목적에 부합하려면 허가를 내주는 것이며 그런 방법을 찾는 것이 중앙부처의 역할”이라며 “T/F팀에서 6월말까지 관련 지침을 확정지어 준다고 했으니 일단 기다려보겠다”라고 말했다.

정완창 기자